민병원

< 호르몬 명의 김경래 원장의 명쾌한 의료 정보 칼럼 >

당뇨병 치료제의 종류와 올바른 선택

당뇨병 약을 꼭 복용해야 하는지를 궁금해하는 환자들이 많다. 생활습관만으로 혈당이 조절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환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혈당이 다시 상승하고 약물 치료가 필요해지는 시점이 찾아온다. 당뇨병은 노화와 함께 진행되는 질환이므로 적절한 시기에 약을 사용하지 않으면 합병증 위험이 높아진다. 약을 늦추는 것이 건강에 이롭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심장, 신장, 눈, 신경 등 장기에 손상이 누적된다. 따라서 전문의가 필요성을 판단한 시점에는 약물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합병증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대표적인 당뇨병 치료제는 메트포르민이다.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해 우리 몸이 인슐린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도록 돕는 약으로, 대부분의 환자에게 안전하게 사용된다. 다만 장기간 복용할 경우 비타민 B12 결핍이 나타날 수 있어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혈당이 매우 높거나 먹는 약만으로 조절이 어려울 때는 인슐린 주사가 사용된다. 인슐린은 평생 투여해야 한다는 오해가 많지만, 단기간 사용 후 다시 경구약으로 전환하는 경우도 흔하다. 인슐린은 췌장의 부담을 줄이고 혈당을 빠르게 안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근 주목받는 약물로는 SGLT-2 억제제와 GLP-1 수용체 작용제가 있다. SGLT-2 억제제는 신장에서 포도당의 재흡수를 막아 소변으로 배출시킴으로써 혈당을 낮추며, 체중 감소와 심장·신장 보호 효과까지 확인된 약물이다. GLP-1 수용체 작용제는 식욕을 줄이고 체중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어 비만 치료제로도 널리 사용되며, 동시에 혈당 조절에도 탁월하다. 다만 일부 환자에서는 구토, 소화불량, 생식기 가려움증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관리해야 한다.

당뇨병 약물은 종류가 다양하고, 효과와 부작용은 환자 개개인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따라서 가장 좋은 약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상태와 동반 질환, 생활습관을 고려해 선택된 약이 최선이다. 최근에는 정밀의료 개념이 확산되면서 환자별 맞춤 치료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부작용이 발생하더라도 대부분은 조절 가능하므로, 약을 임의로 중단하기보다는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

과거에는 당뇨병 진단만으로도 합병증을 크게 우려해야 했으나, 현재는 다양한 약제의 개발로 상황이 달라졌다. 적절한 시기에 알맞은 약물을 사용하면 합병증을 예방하고 건강한 일상을 유지할 수 있다. 당뇨병은 불치병이 아니라 충분히 조절 가능한 질환이다. 생활습관 관리와 약물 치료, 그리고 정기적인 진료가 함께할 때 당뇨병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관리할 수 있는 만성질환이 된다.​